인사말

“진보적 장애인운동을 통해 진정한 자립생활을 만들어가자!”
“경쟁과 효율 중심의 사회를 엎고 사람 중심의 공존사회를 만들자!”

사람센터 활동의 원칙입니다.

하지만 생각만큼 만만치 않습니다.
2006년 활동보조서비스 제도화 투쟁부터 지금의 탈시설 자립생활 권리를 위한 투쟁까지.
지역사회에 장애인이 살아가기 위한 제도와 정책을 제안하고, 설득하고, 때로는 싸우는 과정은 쉽지 않습니다.
‘권리’로서 장애인에 대한 지원을 요구했지만, 매번 현실은 또 다른 시혜나 동정의 차원에서 아주 조금씩만 바뀌고 있습니다.

“너무 이상적인 주장만 해!”
“너무 과격해!”
“같은 장애인들끼리 왜 그러냐!”

권리를 위한 우리의 투쟁을 왜곡하고, 비현실적인 것인 양 치부하는 이들은 말했습니다.
모두 처음에는 다 이해한다, 다 알고 있다는 듯이 이야기했지만, 조금이라도 방해가 될 성 싶으면 언제든지 우리를 나쁜 장애인들로 몰아댔습니다.
그럴 때마다 우리는 너무나 높아 보이는 현실의 벽에 좌절하고 또 좌절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이를 악 물었습니다.

중증장애인의 자립생활이라는 무모한 도전은 이미 시작되었고, 우리는 끝을 보고자 달리고 또 달립니다.
계속 하다 보니 어느 덧 하나 둘 이 뜻에 함께 하고자 하는 동지들이 늘어났습니다.
철옹성 같았던 벽들도 조금씩 허물어지기 시작했고, 작지만 소중한 성과들이 만들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성과’는 꼭 없던 제도를 만들고, 없던 서비스를 만들고, 없던 경사로를 만들고, 없던 정책을 만들고, 이런 것들만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장애인 당사자들 삶, 바로 우리들의 변화입니다.
사회에서 길들여 놓은, 주면 주는 대로 받는 순하디 순한 ‘착한 장애인’이 아니라, 우리와 같은 ‘나쁜 장애인’이 많아졌습니다.
잘못된 것은 잘못됐다, 잘 된 것은 잘됐다 이야기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중대한 변화는 지금도 끊임없이 계속 되고 있습니다.

‘중증장애인의 하루하루가 투쟁이다’라고 우리는 말합니다.
동료들의 힘으로 한 명 한 명이 스스로의 삶의 역사를 바꾸고, 새로 써 나가고 있습니다.
사람센터와 함께 장애인이 엄혹한 세상에 함께 맞설 힘을 얻으면 좋겠습니다.

사람센터는 예전도, 지금도 하고자 하는 것이 분명합니다.

동료들의 옆에서, 동료들의 편이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대표이사 노금호